한국은행(한은)이 최근 화폐 발행을 통해 이례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경제와 수집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5만원권 1800장을 발행해 약 4억6611만원의 수익을 거둔 이번 사례는 단순한 화폐 발행을 넘어, 희소성과 수집가들의 열정을 활용한 독창적인 경제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다. 발행 원가 9000만원의 화폐가 5배 이상의 가치를 창출한 이 사건은 화폐의 본질적 가치와 시장의 심리적 가치를 동시에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로 남을 것이다. 5만원권 2장(10만원)을 1200만원에 팔기도 했다. 빠른 번호로 시작하는 연결권을 경매를 통해 판매한 결과다.
연결형은행권 경매: 희소성이 만들어낸 기적
이번 수익의 핵심은 '5만원권 연결형은행권'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화폐와 그에 부여된 희소성이다. 한국은행과 한국조폐공사는 5만원권 2장을 자르지 않고 연결한 형태로 발행하며, 상단 일련번호가 101번부터 1000번까지(AA9000101A~AA9001000A)인 900세트를 경매에 내놓았다. 이른바 '빠른 기번호'로 불리는 이 화폐는 수집가들 사이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아이템으로, 경매 결과는 이를 입증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낙찰 사례는 일련번호 101번(AA9000101A)으로, 5만원권 2장(액면가 10만원)이 무려 1200만원에 낙찰되며 120배의 프리미엄을 기록했다. 이어 103번(410만원), 107번(360만원), 105번과 106번(각 320만원) 등도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수집가들의 열띤 경쟁을 보여줬다. 심지어 두 세트(4장)를 묶어 진행한 경매에서는 999~1000번이 840만원에 낙찰되는 등, 액면가 대비 수십 배의 가치를 창출했다.
수집가 시장의 열기와 경제적 함의
이번 경매는 단순한 화폐 거래를 넘어 수집가 시장의 심리와 경제적 가치를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10월 첫 경매 시도에서 서버 다운 사태를 겪을 만큼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고, 11월 재개된 경매에서도 그 열기가 이어졌다. 이는 1만원권과 5000원권 연결권 경매에서 이미 확인된 수집가들의 열정을 5만원권으로 확대한 결과로 보인다. 최고가로 낙찰된 번호는 가장 빠른 번호인 101번이다. AA9000101A가 붙은 연결권(2장)이 1200만원에 낙찰됐다. 10만원어치 화폐가 120배 가격에 판매된 것이다. 103번이 41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107번(360만원), 105번과 106번(각 320만원) 등도 인기였다.
경제학적으로 이번 사례는 화폐의 '내재 가치(intrinsic value)'와 '시장 가치(market value)' 간 괴리를 잘 보여준다. 5만원권 연결형은행권의 내재 가치는 10만원이지만, 희소성과 상징성, 그리고 수집가들의 수요가 결합되며 시장 가치는 수백만 원으로 치솟았다. 두 세트(4장)를 한꺼번에 경매한 회차에선 999~1000번 두 세트(20만원)가 840만원에 낙찰됐다. 899~900번(521만원), 111~112(501만원), 777~778(442만원) 등도 비싼 값에 팔렸다. 5만원권 연결권은 이번에 처음으로 출시됐다. 앞서 1만원권, 5000원권 연결권 경매에서 나타난 수집가들의 관심은 이번에도 이어졌다.
이는 화폐가 단순한 교환 수단을 넘어 문화적·심리적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 변모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회적 기여로 마무리된 수익금
한국은행은 이번 경매로 얻은 수익금 전액을 사회적 기여에 활용하며 긍정적인 메시지도 남겼다. 비용을 제외한 4억6611만원은 전액 기부됐으며, 그중 2억원은 최근 대규모 산불 피해 지역 복구에, 나머지 2억6611만원은 저소득층 지원 등 사회복지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기부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를 통해 집행되며, 이번 실험이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화폐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한국은행의 이번 '5만원권 연결형은행권' 경매는 화폐 발행의 전통적 틀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9000만원의 원가로 4억7000만원에 가까운 수익을 낸 이 실험은 경제적 효율성뿐 아니라 수집가 시장의 잠재력과 화폐의 다층적 가치를 보여줬다. 더불어 수익금을 사회적 약자 지원에 활용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책임감도 강조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창의적 시도가 이어진다면, 화폐는 단순한 거래 수단을 넘어 문화적 자산, 경제적 도구, 그리고 사회적 연대의 매개체로 거듭날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한국은행의 이번 '놀라운 결과'는 그 첫걸음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여러분의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함께 이야기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아요!